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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 #역사공원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경계를 지우고 감각을 이어주는 공간"
건축학도일 때 서소문 역사공원을 부지로 하여 "납골당/추모공원"을 제안한 적이 있다. 한창 젊은 나이에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건축공간과 도심지에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고민했었던 곳이다.
잊고 지낸지 십수 년이 지나 서소문 역사공원에 박물관이 들어선다는 공고문을 보았다. 반가웠다. 아무도 관심 없는 장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2019년에 개관을 하고 한번 올꺼라고 마음만 먹고, 5년이 지난 10월에 방문을 하였다.
서소문 역사공원의 부지의 남측면 지하에 위치한 박물관이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붉은 벽돌의 마감으로 된 한층 정도 높이 솟아올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의 존재를 최대한 낮추고, 공원을 산책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방문하게 되는 곳이다. 외부에 접한 도로에서 건물의 로비로 진입하고 전시를 관람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경계를 지우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경계는 계단과 같은 물리적 경계를 경사로로 처리하고, 외부에 사용된 재료를 내부의 주재료로 사용함으로 인해, 내외부의 경계를 지워 자연스럽고, 머물지 않는 연속성을 주고 있다.
또한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점점 어두워지는 공간의 분위기를 층고의 높낮이로 긴장감을 주고, 콘솔레이션홀과 하늘광장이 주는 어둠과 빛의 대조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는 자세로 경배의 진입이 이루어지고, 하늘광장으로의 시선이 유도되어 움직임이 도달하게 된다.
하늘광장에서 느껴지는 고요와 도시의 옅은 소음.
붉은 벽돌로 에워싸여진 빛우물과 같은 하늘과 교우하는 공간.
압도하는 공간감으로 인간의 미약함이 느껴지며
동시에 그 존재감이 빛나는 것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순서_
- 1.경계의 공간: 진입과 경사로
- 2. 경계의 공간: 재료
- 3. 경계의 공간: 빛과 어둠/높음과 낮음/소음과 고요
1 경계의 공간: 진입과 경사로
서소문 역사공원을 거닐다 보면, 지하로 이어지는 주출입구와 부출입구를 향하는 경사로를 발견하게 된다. 아주 긴 경사로를 거쳐 한 층을 내려가다 보면, 박물관의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외부에서 로비를 거쳐 내부 경사로로 이어지는 길이가 무려 300미터에 달하는 정도로 내부의 공간이 램프길로 이어지고 다시 지상으로 이어져 순례의 과정이 극화된다.
중력에 의해 경사로 방향으로 몸이 움직이게 된다.
2 경계의 공간: 재료
땅속 깊은 곳부터 공원 위로 돌출되는 벽돌과 철판과 나무, 석재, 콘크리트와 같은 천연재료가 공간의 성질을 강화하고 있다. 공원 위로 솟아 오른 벽돌은 내부공간에도 끊김 없이 이어진다. 벽과 바닥, 천장이 벽돌로 이어져 경사로와 함께 공간의 연속성을 이어주고 있다. 지상 공원에서 시작된 벽돌은 실외에서 실내로 이어져 마지막 외부공간인 하늘광장에 이르러 공간감의 경계를 지운다.
3 경계의 공간: 빛과 어둠/ 높음과 낮음/ 소음과 고요
로비에서 지하2개층 정도를 내려가며 다층적 구조로 이루어진 연속된 공간이 끊임없이 전개된다. 한 개 층씩 단층구조의 공간구성이 아니라 지하공간의 높고 낮음이 다른 공간으로 이어짐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공간의 높고 낮음에 의해 공간은 위계를 가지게 되고 빛과 조명을 엄격히 제한하여 밝음과 어둠으로 인해, 깊이가 강조되고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은 사면이 도로이다.
그 중에 한 면은 서울역과 서소문역을 이어주는 차량통행이 많은 통일로와 연접해 있고, 철로가 역사공원을 관통하여 진동과 소음을 만들고, 북측에는 서소문 고가차도가 있다.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소음을 품고 있으며, 특히 추모 성격의 박물관으로써 정적인 분위기를 가져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오히려, 지하 깊은 곳에 하늘만 바라볼 수 있는 빛의 광장과 같은 하늘광장은 완전한 고요가 아닌 주변의 작은 소음과 진동까지도 품고 있다.
물리적경계, 인지적 경계, 역사와 도시적 경계 등 경계를 지우고, 감각을 이어주고 있다.
*참고 및 인용
1.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2. 서소문 밖 네거리 역사 유적지
3.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_vm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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