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은 환경 등의 분야로 한정하지 않는
여러가지 의미의 지속가능성을 소개합니다
#재활용가구 #폐가구활용
▶버려진 가구의 부활, 폐목재 업사이클링 기업 '문화로 놀이짱'
폐목재와 이러저러한 물건들은 어디서 어떻게 이곳에 오게되나요??
보통은 마포구 일대 가정집에서 연락이 오면 목재 상태를 확인하고 수거를 합니다. 가수 싸이 공연이나 부천의 영화 세트장처럼 공연이나 전시가 끝나고 버려지는 자재들도 종종 대상이 되지요. 요즘은 철거하는 집을 우연히 만나 방문, 창틀, 문틀을 신나게 수거하는 일이 많아 졌고요. 오며가며 거리에서 산에서 채집하는 경우가 확실히 늘어났지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쓰던 약자인데, 놀이짱 멤버가 진찰받으로 갔다가 우연히 폐가목을 목격하고 문의를 한 것이 인연이 되었죠. 병원 리뉴얼때마다 1톤 트럭 가득 수거를 해옵니다. 한번은 초등학생이 쓰던 침대 프레임을 수거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침대와 헤어져야 하는게 못내 서운한지 한참 신경전을 벌이던 일도 기억에 남아요.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개념들이 함께 모이면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강력한 새로운 것이 되기도 한다. 폐가구를 재활용해 새로운 가구를 만드는 사업을 벌이는 사회적 기업 '문화로 놀이짱'이 바로 그런 경우다. 낡게만 느껴지는 재활용 사업에 멋진 스토리와 예술적 기운마저 불어넣고 있는 이 기업 또한 낯설어 보이는 여러 개념들이 엮여 새롭게 만들어졌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재활용과 공유, 그리고 생산적 노동과 예술.'
삶의 모든 영역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시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이 개념들을 결합해 기업을 만들고 자신만의 시장을 넓혀가는 곳이 있다.
바로 수거한 폐가구로 새로운 가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문화로(路) 놀이짱(場)'(이하 문짱·대표 안연정)이 그곳이다.
2010년 초 서울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한 뒤 같은 해 10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이 회사는
△버려진 낡은 가구들을 거두어들여(재활용)
△지역에 기반한 공방에서(공유)
△소비자가 스스로 제작하는 기쁨을 통해(생산적 노동)
△이야기를 갖춘 새로운 가구(예술)를 만들어내는 과정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공용주차장 안에 자리잡고 있는 문짱은 회사 건물들마저 이 '4개 개념'에 들어맞는 듯하다. 문짱은 공용주차장에 주차해놓은 대형 버스들을 지나쳐 안으로 더 들어가면 나타나는 사무동·재료창고·목공공방·매뉴얼도서관·쇼룸으로 이뤄진 5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사무동은 오래전에 버려진 서울시 석유저장 관리소를 보수해 사용하는 것이고, 도구들을 이용해 새 가구를 탄생시키는 목공공방과 만들기와 관련한 각종 책과 자료를 모아놓은 매뉴얼도서관은 폐컨테이너 4개를 이어붙여 만든 것이다. 지난 10월 초 오픈한, 버려지는 목재들의 새로운 탄생을 보여주는 쇼룸은 여수엑스포 때 사용했던 컨테이너를 개량해 만든 것이다. 모두 재활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나름의 스토리를 부여할 수 있는 건물들이다. 이곳에서 10명의 문짱 구성원들은 마을작업장 프로그램인 '명랑에너지발전소'를 운영하고, 주문이 들어온 가구를 제작하거나 수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2011년부터 운영하는 명랑에너지발전소는 문짱의 지향을 가장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이다. 마을작업장 성격을 띤 명랑에너지발전소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도시 생활'이라는 주제 아래 생각하고, 만들고,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책장과 수납상자, 의자 그리고 '어디든 가는 수레'를 참가자가 직접 제작하는 워크숍을 진행했고, '소비 지상주의에서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로' 등을 주제로 오픈 아카데미도 열었다.
재활용·공유·생산적 노동·예술
11월에는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방 한 칸이 주는 의미를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구들을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스스로 필요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서로에게 있는 것을 공유해 유대감과 소속감을 높이면서 일상을 새롭게 사유해가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문짱은 이렇게 4개의 개념을 계속 다져나가며 도시 속에서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터전이 되고 있다. 기업의 뼈대를 구성하는 4가지 개념은 현재의 주류적 소비문화에서 비껴서 있는 듯하지만 미래의 삶에서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는 요소다. 4가지 개념 중 재활용을 살펴보자.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폐목재량은 하루 5002t, 연간으로는 180만t에 이른다. 이 중 재활용되는 폐목재는 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화력발전용으로 소각된다. 목재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해서는 전 사회적으로 폐목재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문짱이 지향하는 지점이기도 하다.안연정(35) 문짱 대표는 과연 이 4개 개념을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었을까. 시작은 대학에서 미디어를 전공하고 문화기획연구소 등에서 근무했던 안 대표가 2004년 서울 홍익대 근처에서 문짱을 만든 때로 돌아간다. 처음에는 홍익대 근처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들과 10대들의 문화를 연계해 새로운 문화담론으로 발전시키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2006년부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시장을 매개로 한 공유와 나눔의 개념을 강화한 '○○마켓'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공공마켓 등 자유로운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마켓은 어떤 하나의 이름으로 규정되지 않은 '시장'에 누구나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와 사고팔면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마켓에는 나에게 있는데 다른 이에게 없는 것을 나눠쓰는 가게, 자투리들을 모아놓은 가게 등 20개 정도 이름을 붙인 추상적이지만 구체적인 가게들이 등장했다. 그는 이 가게들을 통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꿈·물건·가치·사람·문화를 보이도록 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게 운영을 하면서 '1/4 House'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2009년 노동부 주관의 소셜벤처대회에서 수상한 '1/4 House'는 '네 집의 폐가구가 모이면 한 집의 멋진 가구가 탄생한다'는 뜻이다. 홍익대 앞에서 수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열면서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폐가구를 보며 그것을 나누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다.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예술가가 만드는 재활용가구'라는 콘셉트도 보탰다.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는 데는 그가 10년 이상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의 도움이 컸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큰 고민 중 하나는 공간 문제였다. 사업의 특성상 재활용할 폐가구를 쌓아두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홍익대 근처 등 상업공간은 임대료 등의 문제로 인해 감히 엄두도 못 낼 상황이었다. 이에 안 대표 등이 마포 일대를 발품을 들여 샅샅이 뒤진 끝에 찾은 장소가 현재의 사무실 건물이다. 안 대표는 마포구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폐가구 재활용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한 끝에 공간 사용 허가를 받게 됐다. 2004년 추상적인 가치를 가지고 시작한 여러 활동들이 마침내 구체적인 하나의 사업 형태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또 한 번의 재활용을 고려한 디자인
기업으로서 문짱의 성장은 무척 빠른 편이다. 2011년 매출 규모가 첫해의 3배에 이르렀다. 올해는 다시 지난해의 2배 상승을 목표로 하는데, 안 대표는 목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현재 명랑에너지발전소 등 교육사업과 주문제작사업이 반반 정도인데, 특히 규모가 큰 주문제작 의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짱이 던진 재활용을 비롯해 공유, 생산적 노동, 예술이라는 개념에 동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간 '파티클 보드'(PB) 등을 배제하고 원목 중심의 좋은 재료들을 선별해서 쓰는 등 친환경 제품을 위해 세심한 데까지 신경 써서 노력한 결과로 얻은 성과다. 문짱은 디자인 부문에서도 재활용 가구가 다음에 재활용되는 것까지 고려할 정도로 자원의 재생산 활동에 크게 신경 쓴다. 안 대표는 이렇게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직원 10명에게 월급을 주는 것에 허덕이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안 대표는 현재보다 문짱의 미래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도 풍요가 피크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삶의 방식이 더욱 크게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도 과시소비가 줄어들고 공간이 주는 실제적 만족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문짱은 현재 이런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 층의 재활용 가구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양산제품'을 선보일 준비를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현재 주문제작 제품의 주 수요층은 40대 이후의 경제적 안정을 이룬 계층이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특성상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5평 정도의 작은 집에서 생활하며 2년마다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경제적 형편 때문에 주문제작 방식의 재활용 가구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짱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수납공간 등을 양산체제로 싸게 생산해낼 경우 많은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 대표는 "합리적 가격에 좋은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공간을 누추하지 않게 사용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양산 제품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안 대표는 무엇보다 문짱이 만들어놓은 재활용, 공유, 생산적 노동 등의 시스템을 우리 사회가 더 많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현재의 사업모델이 확대되는 데 힘을 보태줄 의사가 있단다. 가령 다른 지역에서 문짱 같은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나오면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애초 안 대표 등이 기획한 대로 문짱이 동네마다 만들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재활용 가구 사업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줄 필요가 있다. 문짱이 지향하는 방향이 결국 미래의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를 위해 문짱이 만든 시스템을 구청 등이 공용 시스템으로 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참고 및 인용
1.문화로놀이짱 https://norizzang.tumblr.com/
*MAKE.RE.MAKE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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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055 : 마산(창원, 진해)의 도시재생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그리고 건축도시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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